좋은글,시

바람은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

풍물 김희태 2026. 2. 10. 19:58

바람은 그 소리를 남기지 않는다

바람이 성긴 대숲에 불어와도
바람이 지나가면 그 소리를 남기지 않는다.

기러기가 차가운 연못을 지나가고
나면 그 그림자를 남기지 않는다.

그러므로 군자[君子]는 일이 생기면 비로소 마음이
나타나고 일이 지나고 나면 마음도 따라서 비워진다. .

사람들은 무엇이든 소유[所有]하기를 원한다.
그들은 눈을 즐겁게 해 주는 것
그들의 귀를 즐겁게 해 주는 것

그리고 그들의 마음을 즐겁게 해 주는 것이면 가리지 않고
자기[自己] 것으로 하기를 주저하지 않는다.

남의 것이기보다는 우리 것으로 그리고 또 우리 것이기
보다는 내 것이기를 바라며 나아가서는 내가 가진 것이
유일[唯一]하기를 원한다. .

그들은 인간[人間]이기 때문에 인간[人間]이기 위하여
소유[所有]하고 싶다고 거리낌 없이 말한다.

얼마나 맹목적[盲目的]인 욕구[欲求]이며
맹목적[盲目的]인 소유[所有]인가

보라.! 모든 강물이 흘러 마침내는
바다로 들어가 보이지 않듯이
사람들은 세월[歲月]의 강물에 떠밀려 죽음이라는
바다로 들어가 보이지 않게 된다. .

소유[所有]한다는 것은 머물러 있음을 의미[意味]한다.
모든 사물[事物]이 어느 한 사람만의 소유[所有]가
아니었을 때 그것은 살아 숨쉬며 이 사람 혹은
저 사람과도 대화[對話]한다.

모든 자연[自然]을 보라 바람이 성긴 대숲에 불어 와도
바람이 가고 나면 그 소리를 남기지 않듯이
모든 자연[自然]은 그렇게 떠나며 보내며 산다. .

하찮은 일에 집착[執着]하지 말라
지나간 일들에 가혹[苛酷]한 미련[未練]을 두지 말라.

그대를 스치고 떠나는 것들을 반기고 그대를 찾아와 잠시
머무는 시간을 환영[歡迎]하라.

그리고 비워 두라. 언제 다시 그대 가슴에 새로운
손님이 찾아들지 모르기 때문이다.

- 우리들의 아름다운 삶" 中에서 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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