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,시

진달래 /이해인

풍물 김희태 2015. 4. 6. 16:09

 

 

 

진달래

 

해마다 부활하는
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

네 가느단 꽃술의 바람에 떠는 날
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적이 있니
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
너는 보았니

봄마다 앓다 눕는
우리들의 지병은 사랑

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
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

한 점 흰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
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

모질게 먹는 마음도
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

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
오늘도 다시 피는
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


- 이해인 시집 (내혼에 불을 놓아)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