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,시

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

풍물 김희태 2014. 10. 11. 07:36

 

 

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


 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
 이 가을이 떠나버리기 전에
 내가 먼저 떠나고 싶습니다

 

 삶이 빈 껍질처럼 느껴져
 쓸쓸해진 고독에서 벗어나
 그대를 사랑하고 싶습니다

 

 그리움으로 피멍이 들었던 마음도
 훌훌 벗어던지고 투명한 하늘빛 아래
 넋 잃은 듯 취하고 싶습니다

 

 간들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
 몸부림치도록 고통스럽던 마음을
 하나도 남김없이 날려 보내고 싶습니다

 

 늘 비질하듯 쓸려나가는 시간 속에
 피곤도 한구석으로 몰아넣고
 한가롭게 쉬고 싶습니다

 

 머무르고 싶은 곳
 머무르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
 그 사랑에 나도 물들고 싶습니다


 내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
 곱게 물든 낙엽들이 온몸을 투신하는
 이 가을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

 


- 용 혜 원 -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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