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,시

참된 겸손

풍물 김희태 2023. 11. 21. 15:07

참된 겸손  


책을 읽다가 겸손은 땅이다라는 
대목에 눈길이 멈췄습니다. 


겸손은 땅처럼 낮고 밟히고 
쓰레기까지 받아 들이면서도 
그곳에서 생명을 일으키고 
풍성하게 자라 열매맺게 한다는 것입니다. 


더 놀란 것은 그동안 
내가 생각한 겸손에 대한 부끄러움이었습니다. 


나는 겸손을 내 몸 높이로 보았습니다.
몸 위쪽이 아닌 내 발만큼만 낮아지는 것이었습니다. 


그런데 겸손은 그게 아니었습니다. 
내 발이 아니라 
그 아래로 더 내려가는 것이었습니다. 


그러므로 밟히고, 눌리고, 다져지고, 
아픈것이 겸손이었습니다. 


그 밟힘과 아픔과 애태움 속에서 
나는 쓰러진 채 침묵하지만 
남이 탄생하고 자라 열매맺는 것이었습니다. 


겸손은 나무도, 물도, 바람도 아닌 
땅이었습니다. 


- 행복한 사람들의 이야기 중에서 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