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,시

봄비와 커피

풍물 김희태 2020. 2. 13. 19:42




봄비와 커피

    
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
창가에 기대어 마시는
따뜻한 커피 한잔이 좋다.


유리창을 쓰다듬는
빗줄기가 지난날
그 사람의 손길이 되어
들고 있는 잔을
꼭 쥐게 하면서
한 모금 천천히 입안에 모으면
온몸에 퍼지는
따스함으로 인해
저절로 나오는 가벼운 허밍
보고픈 이의 향기였을까?
지나간 이의 속삭임이었을까?


커피 향은 가슴으로 파고드는데
목 안으로 삼킬 때의 긴장은
첫마디를 꺼내기가 어려웠던
첫사랑의 고백이 되어
지그시 감은 눈앞으로
희미한 얼굴이
빗소리와 함께 찾아온다.


이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
나만의 지난날과 함께
할 수 있는따뜻한
커피 한잔이 좋다.


- 좋은 글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