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,시

다시 피는 꽃

풍물 김희태 2014. 12. 1. 17:23

 

 

 

다시 피는 꽃

 

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
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 준 들판에
거름으로 돌려 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

 

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
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
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
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 줄 줄 알아
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

 

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
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
나무도 풀 한 포기도
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

 

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
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
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 밑으로
돌아가는 연어를 보라
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
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

 

저를 살게 한
강물의 소리 알아 듣고
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
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
제가 뿌리내렸던
대지의 목소리 귀담아듣고
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

 

깨끗이 버리지 않고는
영원히 살 수 없다는...

 

- 글: 도종환 님-